봄나물 비빔밥, 그리움과 허기를 달래는 밥상마음이 축 처지는 날이었다.쌓아둔 집안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, 괜히 혼잣말이 늘어가던 오후. 어쩌면 내가 아니라 시간 자체가 지쳐있는 느낌이었다. 문득 장을 보러 나갔다가, 제철 봄나물이 소복하게 쌓여 있는 걸 봤다. 냉이, 달래, 취나물.왠지 그 향긋하고 씁쓸한 풀잎들이 “괜찮아, 다시 시작할 수 있어” 하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.그래, 오늘은 봄나물 비빔밥을 해야겠다.엄마가 봄마다 해주시던 그 밥처럼. 지친 마음에 초록의 숨결을 얹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. 냉이 손질재료 (2인분)냉이 한 줌, 달래 한 줌, 취나물 한 줌밥 두 공기계란 2개고추장, 참기름, 통깨 약간간장, 다진 마늘, 식초 조금씩 냉이를 다듬는 손끝에 옛 기억이 맴돌았다.엄마는 봄이면 늘 작은..